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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설친 아침, 빈속 커피와 혈당에 관한 연구

잠을 설친 아침일수록 커피에 먼저 손이 갑니다. 이때 공복에 마신 커피가 아침 혈당 반응을 어떻게 바꾸는지, 그리고 카페인이 위장과 혈관, 수면에서 하는 일을 연구 기준으로 나눠 봅니다.

이른 아침 빈 접시 옆에 놓인 블랙커피 한 잔

핵심 정리

  • 영국 배스대학 연구에서 잠을 자주 깬 다음 날 아침 공복에 진한 블랙커피(카페인 약 300mg)를 마시고 포도당을 먹자, 커피 없이 같은 조건일 때보다 혈당 반응(곡선 아래 면적)이 약 50% 컸습니다.
  • 같은 연구에서 밤에 자주 깬 것만으로는 다음 날 아침 혈당 반응이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 카페인은 졸음을 만드는 아데노신의 수용체를 막아 각성을 높입니다. 피로의 원인을 없애는 것은 아닙니다.
  • 커피는 위산 분비와 대장 운동을 자극한다는 근거가 비교적 분명하고, 역류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논쟁 중입니다.

잠을 설친 아침, 커피와 혈당

2020년 영국 배스대학 연구진은 건강한 성인 29명(평균 21세)을 대상으로 무작위 교차 실험을 했습니다. 참가자마다 세 번의 아침에 경구 포도당 부하 검사를 받았습니다. 한 번은 평소처럼 잔 뒤, 한 번은 밤새 한 시간마다 5분씩 깨어난 뒤, 마지막 한 번은 똑같이 잠을 깬 뒤 일어나서 약 1시간 뒤 진한 블랙커피(카페인 약 300mg)를 마시고 30분 뒤 검사를 받았습니다. 모두 아침을 먹기 전 공복 상태였습니다.

결과는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 밤에 자주 깬 것만으로는 아침 혈당과 인슐린 반응이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둘째, 커피를 마신 날에는 혈당 최고치가 높아졌고, 혈당 곡선 아래 면적이 잠만 설친 날보다 약 50% 컸습니다. 인슐린 최고치도 높았습니다.

이 연구로 말할 수 없는 것

참가자는 젊고 건강한 사람들이었고, 하루 아침의 반응만 봤습니다. 잘 잔 날 커피를 마시는 조건은 없었기 때문에, 커피 효과가 잠을 설친 상태에서만 나타나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혈당 곡선 면적은 평소 잔 날과 비교하면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가 아니었습니다. 또 순수 포도당 음료를 마신 검사였으므로 실제 아침 식사에서 같은 크기로 나타난다고 볼 수도 없습니다. 당뇨병 위험과의 관계는 이 연구에서 다루지 않았습니다.

카페인은 피로를 없애지 않고 가립니다

깨어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뇌에는 아데노신이 쌓이고, 이것이 잠이 오게 하는 신호로 작용합니다. 카페인은 아데노신이 붙어야 할 수용체를 대신 막아 졸음을 줄입니다. 그래서 커피를 마시면 덜 피곤하게 느껴지지만, 부족한 잠이나 피로의 원인이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카페인과 수면 연구를 모은 체계적 문헌고찰에 따르면, 카페인은 대체로 잠드는 시간을 늘리고 총수면 시간과 수면 효율을 줄이며, 깊은 잠(서파 수면)을 줄였습니다. 양이 많을수록, 잠자리에 가까운 시간일수록 영향이 컸고, 나이가 많을수록 더 민감할 수 있으며 같은 나이에서도 개인차가 큽니다. 잠을 설쳐 커피를 마시고, 그 커피 때문에 다시 잠이 얕아지는 순환이 생길 수 있는 이유입니다. 잠이 몸에서 하는 일은 수면과 뇌의 청소 시스템에서 다룹니다.

빈속에 마시면 위장에서는

커피가 소화관에 미치는 연구를 정리한 2022년 리뷰에 따르면, 비교적 분명한 것은 위산 분비 자극, 담즙과 췌장액 분비 자극, 그리고 대장 운동 자극입니다. 아침 커피 뒤 화장실에 가고 싶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커피잔을 든 채 윗배에 손을 얹은 남성
커피는 위산 분비를 자극합니다. 속쓰림이 있다면 마시는 때를 바꿔 볼 수 있습니다.

반면 커피가 위식도 역류나 소화성 궤양을 일으키거나 악화시키는지는 연구마다 결과가 달라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습니다. 빈속 커피가 누구에게나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위가 쓰리거나 신물이 올라오는 사람이라면 마시는 시점을 식사 뒤로 옮겨 보고 반응을 살피는 것이 자연스러운 선택입니다.

혈압이 오르는 것과 혈류는 다릅니다

2015년 일본에서 건강한 성인 27명을 대상으로 한 이중맹검 교차 연구에서, 카페인 커피는 디카페인 커피보다 혈압을 약간 높이고 쉬고 있을 때 손가락 혈류를 줄였습니다. 동시에, 혈관을 잠시 눌렀다 풀었을 때 혈류가 다시 늘어나는 반응(미세혈관 내피 기능의 지표)은 오히려 좋아졌습니다.

한 번의 커피가 혈관에 주는 영향도 이렇게 방향이 엇갈립니다. ‘커피가 혈액순환에 좋다’ 또는 ‘나쁘다’는 한 문장으로 정리하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끊기보다 순서와 시간을 보는 방법

이 연구들이 커피를 끊어야 한다는 결론을 주지는 않습니다. 다만 잠을 설친 아침, 공복에 진한 커피를 먼저 마시는 습관은 몸의 반응이 평소와 다를 수 있는 조합이라는 점은 알 수 있습니다. 스스로 확인해 보고 싶다면 아래처럼 바꿔 볼 수 있습니다.

밥, 달걀부침, 반찬과 뒤쪽에 놓인 커피 한 잔
식사를 먼저 하고 커피는 뒤에.
  • 아침 식사를 먼저 하고 커피는 그 뒤에 마셔 봅니다.
  • 마지막 커피 시간을 앞당기고, 그 주의 잠과 오후 피로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기록합니다.
  • 속쓰림, 두근거림, 잠드는 데 걸리는 시간을 함께 적어 둡니다.

의사와 상의할 때

당뇨병이나 혈당 이상으로 관리 중이라면 커피 습관을 담당 의료진과 함께 점검하는 것이 좋습니다. 속쓰림이나 신물 넘어옴이 자주 반복되거나, 커피 뒤 심한 두근거림이 있거나, 커피 없이는 일상이 어려울 만큼 피로가 이어진다면 진료를 받아 원인을 확인하세요.

자주 묻는 질문

빈속에 커피를 마시면 혈당이 오르나요?

커피만으로 혈당이 크게 오른다는 뜻은 아닙니다. 한 연구에서는 잠을 설친 아침 공복에 진한 커피를 마신 뒤 포도당을 먹었을 때 혈당 반응이 약 50% 컸습니다. 젊고 건강한 29명을 대상으로 한 단기 실험입니다.

빈속 커피가 위에 안 좋은가요?

커피는 위산 분비를 자극합니다. 다만 역류나 궤양을 일으키는지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고 사람마다 다릅니다. 속쓰림이 있다면 식사 뒤로 시점을 옮겨 보고, 증상이 반복되면 진료를 받으세요.

커피를 마시면 왜 잠이 깨나요?

카페인이 졸음 신호를 전하는 아데노신 수용체를 막기 때문입니다. 졸음을 덜 느끼게 할 뿐, 부족한 잠을 보충하지는 않습니다.

참고 자료

  1. Smith HA, Hengist A, Thomas J, et al. Glucose control upon waking is unaffected by hourly sleep fragmentation during the night, but is impaired by morning caffeinated coffee. Br J Nutr. 2020
  2. Reichert CF, Deboer T, Landolt HP. Adenosine, caffeine, and sleep-wake regulation: state of the science and perspectives. J Sleep Res. 2022
  3. Clark I, Landolt HP. Coffee, caffeine, and sleep: a systematic review of epidemiological studies and randomized controlled trials. Sleep Med Rev. 2017
  4. Nehlig A. Effects of coffee on the gastro-intestinal tract: a narrative review and literature update. Nutrients. 2022
  5. Noguchi K, Matsuzaki T, Sakanashi M, et al. Effect of caffeine contained in a cup of coffee on microvascular function in healthy subjects. J Pharmacol Sci.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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