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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데이터를 얼마나 들여다봐야 할까? 웨어러블과 오소솜니아

잘 잤는지를 아침의 기분보다 앱의 점수로 먼저 확인하는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숫자는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숫자 자체가 걱정거리가 되기도 합니다. 웨어러블이 무엇을 정확히 재고 무엇을 추정하는지, 그리고 데이터와 거리를 두는 법을 정리합니다.

아침 침대 위 손목에 찬 스마트워치의 수면 그래프

핵심 정리

  • 오소솜니아(orthosomnia)는 수면 트래커의 기록에 맞춰 ‘완벽한 잠’을 추구하다 오히려 불안과 불면이 생기는 현상을 가리키는 말로, 2017년 수면의학 학술지에 처음 소개됐습니다.
  • 손목형 기기는 휴식 중 심박수와 ‘잠들었는지 여부’는 비교적 잘 재지만, 깨어 있는 시간, 수면 단계, 소모 칼로리는 정확도가 떨어집니다.
  • 심방세동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웨어러블 사용자가 증상에 더 몰두하고 의료 이용도 더 많았습니다(인과관계는 아닙니다).
  • 하루의 점수보다 몇 주의 흐름을 보고, 무엇을 바꿀지 정해진 지표만 기록하는 편이 데이터를 쓰는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잴 수 있는 것이 많아졌다

손목시계와 반지, 휴대전화 앱이 걸음 수, 심박수, 심박변이도(HRV), 수면 시간과 수면 단계를 기록합니다. 일부 기기는 이 값들을 묶어 ‘회복 점수’나 ‘준비도’ 같은 하나의 숫자로 보여 줍니다. 몸 상태를 객관적으로 보고 생활 습관을 돌아보는 데 쓸모가 있는 도구입니다.

문제는 측정할 수 있다는 사실이 곧 관리해야 한다는 압박으로 바뀔 때입니다. 수면, 심박, 걸음, 회복을 모두 매일 목표치에 맞추려 하면, 건강을 돌보는 일이 또 하나의 일과가 됩니다.

오소솜니아: 수면 기록이 잠을 방해할 때

2017년 미국 수면의학회 학술지(J Clin Sleep Med)에 실린 글에서 배런(Baron) 등은 수면 트래커 기록을 근거로 스스로 불면이나 수면 부족을 진단하고 치료를 찾아오는 환자가 늘고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이들은 기록에 ‘얕은 잠’이나 ‘뒤척임’이 보이면 그것이 낮의 피로의 원인이라고 해석했고, 이상적인 수면 수치를 향한 완벽주의적인 추구로 이어졌습니다. 저자들은 이를 ‘바른’을 뜻하는 ortho-와 잠(somnia)을 붙여 오소솜니아라고 불렀습니다.

밤늦게 침대에 누워 휴대폰 화면을 보는 여성
수면 점수를 확인하느라 오히려 잠이 달아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환자들이 수면다원검사나 활동기록계처럼 검증된 검사보다 트래커 기록이 자신의 경험에 더 맞는다고 느꼈다는 것입니다. 저자들은 기기의 한계를 설명하는 일과 객관적 데이터에 대한 환자의 관심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며, 불면증 인지행동치료에 트래커 사용을 함께 다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안했습니다. 잠과 뇌의 관계는 잠자는 동안 뇌에서 일어나는 일에서 따로 다룹니다.

웨어러블은 무엇을 잘 재고, 무엇을 못 재나

수면

2021년 학술지 Sleep에 실린 연구는 건강한 젊은 성인 34명을 사흘 밤 동안 수면다원검사와 함께 여러 소비자용 수면 기기로 측정했습니다. 기기들은 ‘잠들어 있는 상태’를 잘 잡아냈지만(민감도 0.93 이상), ‘깨어 있는 상태’를 가려내는 능력은 낮거나 중간 수준이었습니다(특이도 0.18~0.54). 수면 단계 비교는 기기마다 들쭉날쭉했고, 잠을 설친 밤에는 성능이 더 떨어졌습니다. 즉 총수면 시간은 대체로 참고할 만하지만, 깊은 잠과 렘수면 비율은 추정치로 보는 것이 맞습니다.

심박수와 칼로리

2017년 스탠퍼드 연구진은 60명에게 손목형 기기 7종을 채우고 심전도·호흡가스 분석과 비교했습니다. 자전거를 탈 때 6개 기기의 심박수 오차 중앙값이 5% 미만이었지만, 소모 칼로리 오차가 20% 아래로 내려간 기기는 하나도 없었습니다. 2020년 듀크대 연구에서는 활동 중 심박 오차가 휴식 때보다 평균 30% 정도 컸습니다. 휴식 중 심박수는 비교적 믿을 만하고, 칼로리 수치는 대략적인 방향 정도로 받아들이는 편이 안전합니다.

알림이 불안이 될 때

2024년 미국심장협회지(JAHA)에 실린 연구는 심방세동 환자 172명 중 웨어러블 사용자 83명과 비사용자를 비교했습니다. 사용자들은 증상을 더 자주 확인하고 그에 더 몰두했으며, 치료에 대한 걱정도 더 많았습니다. 사용자의 20%는 불규칙 리듬 알림을 받으면 불안을 느끼고 매번 의사에게 연락했습니다. 심방세동 관련 검사와 시술 이용도 사용자 쪽이 더 많았습니다.

이 연구는 과거 기록을 분석한 관찰 연구여서 웨어러블이 불안을 ‘일으켰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원래 걱정이 많은 사람이 기기를 더 찾았을 수도 있습니다. 저자들도 무작위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알림이 의료 이용과 마음 상태 모두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은 기억해 둘 만합니다. 심장의 구조는 심장에서 볼 수 있습니다.

데이터를 덜 불안하게 쓰는 방법

  • 기록을 시작하기 전에 ‘이 숫자를 보고 무엇을 바꿀 것인가’를 먼저 정합니다. 답이 없다면 그 지표는 꺼 두어도 됩니다.
  • 하루 점수 대신 2~4주의 흐름을 봅니다. 수면, 심박, 컨디션은 원래 날마다 오르내립니다.
  • 아침에 점수를 확인하기 전에 스스로 몸 상태를 먼저 가늠해 봅니다. 숫자가 느낌을 덮어쓰지 않게 하려는 것입니다.
  • 수면 단계와 칼로리처럼 정확도가 낮은 값에는 목표를 걸지 않습니다.
  • 목적을 이룬 기록은 멈춥니다. 수면 습관을 점검하려고 시작했다면 습관이 자리 잡은 뒤에는 꺼도 됩니다.

의사와 상의해야 할 때

기기의 숫자보다 몸의 증상이 기준입니다. 가슴 두근거림, 어지럼증, 가슴 통증, 실신 같은 증상이 있으면 기기 기록과 관계없이 진료를 받으세요. 반대로 증상 없이 알림이 반복되거나 수면 점수 때문에 걱정이 커져 잠들기가 더 어려워졌다면, 그 자체로 의사와 이야기해 볼 이유가 됩니다. 웨어러블은 진단 도구가 아닙니다.

자주 묻는 질문

오소솜니아는 정식 질병인가요?

아닙니다. 수면 트래커 기록에 집착하다 오히려 잠이 나빠지는 현상을 설명하려고 2017년 연구자들이 붙인 이름이며, 진단명은 아닙니다.

스마트워치 수면 단계(깊은 잠, 렘수면)는 정확한가요?

수면다원검사와 비교한 연구에서 수면 단계 측정은 기기마다 일관되지 않았습니다. 총수면 시간은 참고할 만하지만 단계별 비율은 추정치로 보는 것이 좋습니다.

스마트워치 칼로리 소모량은 믿어도 되나요?

한 연구에서 7종 기기 모두 칼로리 오차가 20% 이상이었습니다. 정확한 값이 아니라 대략적인 경향으로 보는 것이 안전합니다.

참고 자료

  1. Baron KG, Abbott S, Jao N, Manalo N, Mullen R. Orthosomnia: Are Some Patients Taking the Quantified Self Too Far? J Clin Sleep Med. 2017
  2. Chinoy ED, et al. Performance of seven consumer sleep-tracking devices compared with polysomnography. Sleep. 2021
  3. Shcherbina A, et al. Accuracy in Wrist-Worn, Sensor-Based Measurements of Heart Rate and Energy Expenditure in a Diverse Cohort. J Pers Med. 2017
  4. Bent B, Goldstein BA, Kibbe WA, Dunn JP. Investigating sources of inaccuracy in wearable optical heart rate sensors. NPJ Digit Med. 2020
  5. Rosman L, et al. Wearable Devices, Health Care Use, and Psychological Well-Being in Patients With Atrial Fibrillation. J Am Heart Assoc.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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