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정리
- 마이오카인(myokine)은 근육 섬유가 만들어 내보내고, 근육 자신이나 다른 장기에 작용하는 단백질·펩타이드를 말합니다. 근육이 분비하는 물질은 수백 가지로 추정됩니다.
- 가장 먼저 확인된 사례는 IL-6입니다. 2000년 연구에서 운동하는 다리 근육이 IL-6를 내보냈고, 쉬는 다리에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 이리신은 2012년 쥐에서 발견돼 주목받았지만, 측정 방법을 둘러싼 논쟁을 거쳤습니다. 사람 혈액에 존재하는 것은 확인됐으나 사람에서의 역할은 아직 분명하지 않습니다.
- 많은 마이오카인이 근육의 수축에 따라 분비됩니다. 사람에서 기능이 구체적으로 밝혀진 것은 아직 일부입니다.
분비하는 기관으로서의 근육
호르몬이라고 하면 갑상샘이나 부신 같은 내분비샘을 먼저 떠올립니다. 2000년대 들어 덴마크 코펜하겐대의 벤테 클라룬 페데르센(Bente Klarlund Pedersen) 연구진은 골격근도 물질을 분비하는 기관이라는 근거를 모았습니다. 2012년 마크 페브라이오(Mark Febbraio)와 함께 쓴 리뷰에서 이들은 근육 섬유가 만들어 분비하고 근육 자신이나 주변, 또는 먼 장기에 작용하는 사이토카인과 펩타이드를 ‘마이오카인’으로 부르자고 제안했습니다.
이 리뷰에 따르면 근육이 분비하는 물질은 수백 가지에 이르며, 지방 조직, 간, 췌장, 뼈, 뇌와 신호를 주고받는 통로가 될 수 있습니다. 이 관점은 운동이 왜 몸 곳곳에 영향을 주는지 설명할 단서로 주목받았습니다.
첫 번째 사례: IL-6
IL-6(인터루킨-6)는 원래 면역세포가 염증 상황에서 내는 신호 물질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운동을 하면 혈중 IL-6가 크게 오른다는 사실이 관찰됐고, 그 출처가 무엇인지가 질문이 됐습니다.

2000년 연구에서 건강한 남성 6명이 한쪽 다리로만 5시간 동안 가벼운 무릎 펴기 운동을 했습니다. 동맥혈 IL-6 농도는 휴식 때보다 19배 올랐고, 운동하는 다리에서 나가는 혈액에는 들어오는 혈액보다 IL-6가 많았지만 쉬는 다리에서는 그런 차이가 없었습니다. 수축하는 근육이 IL-6를 직접 내보낸다는 뜻입니다. 연구진은 이 IL-6가 오래 운동하는 동안 혈당을 유지하는 데 관여할 것이라고 제안했습니다.
같은 물질이 상황에 따라 다른 의미를 가진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감염이나 만성 염증에서 늘어나는 IL-6와, 운동하는 근육에서 잠깐 늘어나는 IL-6는 맥락이 다릅니다. 페데르센 연구진은 근육 유래 IL-6가 지방 연소와 간, 지방 조직, 면역계에 영향을 준다고 정리했습니다. 만성 염증에 대해서는 만성 염증 글을 참고하세요.
이리신과 그 논쟁
2012년 미국 보스턴의 브루스 스피겔만(Bruce Spiegelman) 연구진은 Nature에 새로운 근육 호르몬을 보고했습니다. 쥐의 근육에서 FNDC5라는 막 단백질이 잘려 혈액으로 나오는데, 이를 이리신(irisin)이라 이름 붙였습니다. 이리신은 흰 지방세포에 갈색 지방과 비슷한 성질을 띠게 했고, 쥐에서 에너지 소비를 늘리고 혈당 조절을 개선했습니다. ‘운동 호르몬’이라는 별명이 이때 붙었습니다.
2015년 독일·노르웨이 등의 연구진은 반론을 냈습니다. 그때까지 이리신 측정에 쓰인 상용 ELISA 키트의 항체가 혈액 속 다른 단백질과도 반응한다는 것을 확인했고, 이 키트로 얻은 기존 데이터를 모두 다시 봐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논문 제목은 ‘이리신, 운동으로 유도되는 마이오카인이라기보다 신화’였습니다.
같은 해 스피겔만 연구진은 질량분석법으로 사람 혈장의 이리신을 직접 측정해, 앉아서 생활하는 사람에서 약 3.6ng/mL, 유산소 인터벌 훈련을 하는 사람에서 약 4.3ng/mL로 존재한다고 보고했습니다. 이로써 사람 혈액에 이리신이 있다는 점은 확인됐지만, 사람에서 이 정도 농도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습니다.
그 밖의 마이오카인
- 마이오스타틴: 근육이 커지는 과정(비대)과 근육 세포 생성의 조절에 관여하는 마이오카인입니다.
- BDNF: 뇌의 신경 가소성과 관련된 단백질로, 근육에서도 만들어지며 근육 안에서는 지방 산화에 관여한다고 보고됐습니다.
- IL-7, LIF: 근육 세포의 생성과 성장에 관여하는 것으로 정리됩니다.
- 그 밖에 뼈 형성과 관련된 IGF-1, FGF-2, 혈관 내피 기능과 관련된 FSTL-1 등이 마이오카인 목록에 오릅니다.
알려진 것과 아직 모르는 것
알려진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근육은 실제로 많은 물질을 분비하고, 그중 상당수가 근육의 수축에 따라 분비됩니다. 페데르센과 페브라이오는 그래서 몸을 덜 움직이면 마이오카인 반응도 달라질 것이고, 이것이 앉아 있는 생활과 여러 만성 질환을 잇는 하나의 기전일 수 있다고 봤습니다. 이는 가설로 제시된 것입니다.
아직 모르는 것도 많습니다. 2020년 페데르센 연구진의 리뷰는 근육이 수백 가지 마이오카인을 분비하지만, 사람에서 구체적인 기능이 밝혀진 것은 일부에 불과하다고 정리했습니다. 혈중 농도를 재는 방법 자체가 이리신 사례처럼 논쟁이 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특정 마이오카인을 ‘늘려 준다’고 내세우는 보충제나 기기, 또는 운동 없이 운동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주장은 지금의 연구로 뒷받침되지 않습니다. 현재까지 마이오카인 연구가 가리키는 출발점은 근육을 실제로 쓰는 일입니다. 근육이 줄어드는 상태에 대해서는 근감소증 글에서 다뤘습니다.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심장·폐 질환이 있거나, 운동 중 가슴 통증·심한 숨참·어지러움을 느낀 적이 있다면 운동 강도를 높이기 전에 의사와 상의하세요. 관절 통증이나 근감소증이 있는 경우에도 몸 상태에 맞춘 방법으로 시작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마이오카인은 운동해야만 나오나요?
많은 마이오카인이 근육의 수축에 따라 분비됩니다. 운동 없이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근거는 현재 없습니다.
이리신은 정말 있는 호르몬인가요?
측정 방법을 둘러싼 논쟁이 있었지만, 2015년 질량분석 연구로 사람 혈액에 이리신이 존재하고 운동하는 사람에서 조금 더 높다는 점이 확인됐습니다. 사람에서의 역할은 아직 분명하지 않습니다.
운동하면 IL-6가 오르는데 염증이 생긴 건가요?
운동 중 IL-6는 수축하는 근육에서 직접 나오며, 오래 운동하는 동안 혈당 유지에 관여하는 것으로 제안됩니다. 감염이나 만성 염증에서 늘어나는 IL-6와는 맥락이 다릅니다.
참고 자료
- Steensberg A, van Hall G, Osada T, et al. Production of interleukin-6 in contracting human skeletal muscles can account for the exercise-induced increase in plasma interleukin-6. J Physiol. 2000
- Pedersen BK, Febbraio MA. Muscles, exercise and obesity: skeletal muscle as a secretory organ. Nat Rev Endocrinol. 2012
- Boström P, Wu J, Jedrychowski MP, et al. A PGC1-α-dependent myokine that drives brown-fat-like development of white fat and thermogenesis. Nature. 2012
- Albrecht E, Norheim F, Thiede B, et al. Irisin: a myth rather than an exercise-inducible myokine. Sci Rep. 2015
- Jedrychowski MP, Wrann CD, Paulo JA, et al. Detection and Quantitation of Circulating Human Irisin by Tandem Mass Spectrometry. Cell Metab. 2015
- Severinsen MCK, Pedersen BK. Muscle-Organ Crosstalk: The Emerging Roles of Myokines. Endocr Rev.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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